복지/건강

알림마당

금천구 정수도배인테리어 필름학원장님의 아름다운 재능기부 참여소감 상세보기 - 제목,조회수,담당부서,연락처,파일,내용,접수일 정보 제공
제목 금천구 정수도배인테리어 필름학원장님의 아름다운 재능기부 참여소감
조회수 6551
담당부서 복지정책과
연락처 2627-1363
파일
 

 내 별명은 ‘작은 거인’ 이다. 키는 150cm정도로 작지만, 도배를 하는데 있어서는 별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없다. 나만큼 도배를 꼼꼼히 하는 사람은 아마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없을 걸..? 


우리 정수도배 인테리어 필름학원(소재 : 금천구 시흥1동)은 도움을 요청하면 달려가는 준비된 봉사 도배학원이다. 수강생들에게 봉사의 참 의미를 심어주고 또한 현장에서 실습도 할 수 있으니 1석 2조 아니겠는가!


 삼십년 세월동안 일로 봉사로 도배, 장판... 참 많이도 해왔다.

 기억이 나는 봉사가 있다면...

 바야흐로 작년 8월이었나.. 태풍 ‘카눈’이 온다는 소식이 있었던 그 날.. 하필 그날에 집수리가 예정되어 있어서 난감해했던 그 날이 생각이 난다.


 금천구 시흥3동에 거주하는 김정례(가명, 73) 할머니와 아들(지적장애 3급)이 생활하는 곳이었는데, 사전에 가서 도배, 장판 견적을 내고 약속을 한 터라 태풍 때문에 다음으로 연기하게 되면 그분이 실망할거 같아 추진하기로 결정을 했다. 태풍이 오기전이라 그런지 오전은 아주 화창했는데... 저 멀리 먹구름이 달려오는 게 보이긴 했지만, 얼른 오기 전에 끝내자고 마음먹었다.

 이러한 우리의 마음에 하늘이 감동을 하셨나.. 오후에 태풍이 싹 비껴간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머! 이게 웬일이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긍정적으로 임하겠습니다 라고 속으로 기뻐했다.


 오전에는 비가 약간 내려 조금씩 맞으며 하나씩 짐을 치우고 도배지에 풀칠을 시작했다. 고생 좀 하더라도 해드릴 수 있다는 자원봉사자들의 의지에 감사하며 모두가 하나 되어 허리 한번 제대로 못펴고 열심히들 본인이 맡은 일에 임했다.

 2층에 거주하시는 터라 짐을 계단을 오르내리며 1층으로 내려놓고 다시 올라가기를 수차례 반복해야했다. 계단 오르내리는 것이 걷는 운동만큼 좋은 운동이라고 들었는데 그 덕에 운동 한번 제대로 한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별로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와 우리 학원 식구들 3명, 통통희망나래단 분들, 시흥3동주민센터에서 오신 동장님과 팀장님, 건장한 공익들, 구청 직원 등등 총 열댓명이 함께 움직이고 손발이 척척 잘 맞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


 원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데 우리는 처음 본 분들이었지만 역시 봉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하나가 되어 호흡이 아주 환상적이었다.


 할머니가 사용하는 방과 손녀가 사용하는 방 총2개가 있는데 할머니는 본인 방은 굳이 괜찮으니 손녀 방만 해주라고 하셨다. 하지만 내가 볼 땐 할머니 방이 더 심각했는데... 손녀를 생각하고 또한 우리가 고생하는 걸 미안해하시는 듯해서 마음이 짠해졌다.

 그런데.. 손녀가 보이지 않아서 어디에 갔나보다 생각했는데.. 첫째 손녀는 가출한지 오래고 둘째 손녀는 장애가 있는 삼촌이 집에 들어와 동거하기 시작하면서 이혼해 따로 살고 있는 어머니 집으로 갔다고 한다. 현재는 할머니와 병원에서 갓 퇴원한 아들만이 함께 집에 계셨다. 손녀 방에 아들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자녀에 대한 애정이 많으신지(누구나 그렇겠지만) 방에 모든 벽면이 다 손녀사진부터 손녀가 그린 그림까지 액자에 담겨 걸려있었다. 정서 장애가 있는 아들을 향한 사랑도 극진하신 듯,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계속 방황하며 다니는 아들 두 손을 꼭 붙들고 어디든 함께 다니셨다. 식사를 할 때도 다 큰 아들이지만 혹여나 국물을 흘릴까, 밥을 제대로 못 먹을까 노심초사하며 본인이 먹는 건 나중이고 아들 식사가 끝날 때까지 곁에서 지켜보고 계셨다.


 할머니는 또한 우리에게도 무한 사랑을 주셨는데, 바나나, 주스, 물 등등 없는 살림에도 우리가 더위에 지치고 힘들까 많이도 사다 놓으셨고 계속 먹으라고 주셨다. 나중에는 배가 불러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로였다.


 할머니의 집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2층이라 왼쪽 벽에 밧줄을 매달아 놓아 잡고 올라가셔야 하는 상황이었다. .

 할머니의 걸음걸이도 위태 위태... 너무 위험해보여 복지관에 연락해 벽에 손잡이를 달아드리자고 말씀드렸더니 바로 오케이 해주셔서 한층 마음이 놓였다.

 오후 3시가 되어 거의 도배가 마무리 되고 이제 낡고 찢어진 장판을 교체하였다. 모두 찌는 듯한 폭염에 쓰러질 듯 보였지만 할머니와 아들이 말끔히 변화되는 방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에 힘입어 열심히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꽃무늬 벽지를 (주)개나리벽지에서 후원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 예쁜 벽지를 선물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 벽지를 바르고 나니 아주 화사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벽이 되어 있었다. 마치 신혼 방 같은.. 이 방에서 생활하는 할머니와 아들이 벽지를 보며 더 젊어지셨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다.


 태풍이 비켜갔지만 매우 습한 날씨에 숨이 턱턱 막혔다. 주민들도 우리가 하는 집수리 봉사를 지켜보며 시원한 수박한 접시 주시는 주민도 계시고 본인 일처럼 좋아하시는 이웃을 보니 이 동네 참 정겨운 곳이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이 관심을 가지고 누구 할 것 없이 내가 먼저 나서서 봉사를 하는 이 나라, 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짐을 정리하고 할머니는 우리 손을 한명씩 다 잡아주셨다. 눈도 제대로 맞추려 하지 않았던 아드님도 너무 좋아하시며 고마워요~ 고마워요~하셨다.

 내가 처음에 도배를 시작했을 때 현재의 모습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저 돈벌이로만 생각하고 그저 열심히 일 해왔다. 내가 가진 기술이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것이다. 내게 이러한 재능을 주신 하늘에 감사드린다.

접수일 2013.03.07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담당자 정보

  • 담당부서 복지정책과
  • 담당자 백송희
  • 전화번호 02-2627-1363